오늘은 기산회 원정사상 초유의 일이 있었다. 항상 A조 B조 특A조로 갈라졌던 산행이 오늘은 모두 A조만으로 구성되었고 전구간을 조폭들도 아니면서 다같이 몰려다녔다. 그만큼 산행 코스 , 날씨 등 모든 것이 평화로웠던 산행이었다

아침 7시에 예정인원전부가 도착하여 출발한 버스는 대전에서 조순행, 박병규 부부를 태우고 장수 tollgate에서 윤세희를 태우고 등산 시작되는 무령고개에는 10시 50분쯤 도착하였다.

오는 차안에서 대장의 코스개요 해설이 있었다. 출발지인 무령고개가 900m높이이고 영취산이 1,075m이므로 약 170m만 올라가면 그다음부터는 약간의 기복은 있지만 800m에서 1000m사이를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전라북도와 경상남도의 경계를 주위경관을 즐기면서 산보하듯이 천천이 걸으면 된다는 설명이다. 매번 준비해오는 개념도를 보니 오늘 대장설명은 액면 그대로 믿어도 될것 같다. 그래도 항상 50%는 up시켜야지 그대로 믿으면 않된다는 일부 대원의 해설도 있었다. 그동안 산행에서 일부백두대간을 지나가기는 했지만 오늘은 영취산-서덕운봉 -민령-깃대봉-육십령으로 이어지는 100%백두 대간코스이다. 시간은 약 4시간 30분이고 식사시간포함하여 5시간 30분 예정시간이며 산위의 날씨는 바람 때문에 추울지 모르니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지시도 함께 한다. 간단한 복장 확인과 함께 등산이 시작되었다.

올라가는 코스는 처음부터 가파르게 치기시작한다. 지면은 서리가 내려 미끄럽다. 자연스레 긴장하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무령고개에서 영취산까지는 길지는 않았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영취산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출발한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으니 날씨는 춥지도 덥지도 않고 걷기에 아주 좋았다. 왼발은 전라도, 오른발은 경상도땅을 밟으며 능선을 따라 걸으니 주위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까 버스를 타고 돌아온 “대곡호” 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꾸불꾸불 길게 나있던 길 때문에 무척 크게 보였던 저수지가 산위에서 보니 아담해 보인다. 옆에 가까이 있는 참나무 단풍은 말라 있어 아쉽지만 멀리 보이는 산들의 색깔은 단풍으로 아름답다. 누런 단풍에 소나무의 푸르름이 썩여 있어  잘 조화가 이루어진다. 이곳 소나무 색깔은 특히 맑고 푸른 것 같다. 오는 차안에서 차장가로 보이는 단풍을 보며 조한구가 해설한 바에 의하면 “ 이때쯤이면 남쪽 단풍이 좋을것 같아 대장이 이 코스를 정했는것 같다“고 하더니 맞는 말인것 같다. 약 1시간을 걸으니 서덕운봉에 도착한다. 서덕운봉에서는 북쪽으로는 남덕유산 , 서남쪽으로는 백운산이 , 그리고 남쪽으로는 지리산이 조망되었다. 오늘은 전원이 같이 행동하니 대장의 해설도 다같이 듣게 된다. 평소 오르막길이 길면 힘들어하던 “정진천”이 오늘은 땀도 안 흘리고  선두조를 이끌고 간다. 복장도 전부 명품이더니 이제 몸도 명품으로 단련시킨것 같다. 나중에 밥먹는 자리에서 들어보니 매일 1시간 30분씩 걷기와 간단한 헬스를 하고 있단다. 역시 노력하는 만큼 표시가 나는것 같다. 오늘 코스는 산죽과 억세가 장관이다. 산죽이 사람키보다도 크고 아주 싱싱하다. 우거진 산죽사이로 난 길을 일열로 걸으니 건강한 장병들의 사열을 받는 느낌이다. 오늘은 이러한 활기찬 기운을 받아 우리모두 맑고 건강한 마음과 체력이 솟아 날것 같다.

이제 배에서 신호를 한다. 항상 대원은 힘드니까 빨리 먹기를 원하고 대장은 예정지까지 가려고 한다. 대장부인께서 앞서가는 바람에 점심식사 예정지를 지나서 논개생가를 하산하는 갈림길을 지나 “민령“오르기전 양지바른곳까지 가서 자리를 잡는다.(논개는 장수에서 태어나 진주에서 활동하다가 사후는 서상에 묻혔다함.) 마침 반대편에서 오던 다른팀이 식사를 하던곳인데 우리가 오니까 서둘러 자리를 비켜준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깊다. 오늘 점심에는 한방울의 술도 없었다. 안전을 생각하면 반갑고 한편으로는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하며 섭섭하다. 1시 45분쯤 식사를 마치고 출발한다. 누군가가 스틱을 놓고 갔다. 그냥놔두면 무용지물이 될것 같아 우리가 보관해주기로 한다.

다음 목표는 깃대봉이다. 깃대봉 까지는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이 있고 산죽이 울장한가 하면, 억새가 넓게 펴져있기도 하여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니 이야기 하며 걷기에 아주 좋은 코스이다. 대장 이야기로는 데이트 코스란다. 맨뒤에 박병규 부부를 떨어트려놓는다. 마음껏 데이트를 즐기라고...  깃대봉에 도착하니 3시가 된다. 맨앞에 가다가 잠시 길을 헷갈렸던 정총무를 기다리며 기념사진 촬영과 앞에 보이는 덕유산 전망을 즐긴다. 정총무와 최용태가 도착한다. 잠시 헷갈린 길을 돌아 쫓아 오느라고 서둘렀던것 같다. 땀을 뻘뻘흘리며 올라온다. 잠시 땀을 식힌후 하산을 시작한다. 낙엽이 많이 쌓여 있어 조심스럽다. 가파른 하산길에 목축여 가라고 샘터가 있다.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니 편안한 맨발산보길이 나타난다. 요즈음은 관광개발을 위해 신경을 많이 쓰는가보다. 맨발길이 끝나면서 멀리 보이던 육십령 휴게소가 어느덧 코앞에 있다. 4시 30분 예정시간에 모두들 도착한다. 모든대원이 흐트러짐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행동했다.

드높은 하늘 , 맑은 공기 , 편안한 코스등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다만 아쉽다면 참석인원이 좀 적었던 것이네.

<유 재윤>